종교를 만드는 데 있어 가장 먼저 직면하는 문제는 “신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입니다. 만약 “저번에 카메하메하 신이 우주에서 전파를 보냈더라고!”라는 행운의 경험을 하셨다면, 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겁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먼저 이 문제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신이 정말 존재할까?”
“신은 어떤 성격과 속성을 가져야 할까?”
이 글을 읽으며 여러분도 이러한 질문들로 골머리를 앓을 수 있습니다. 물론, 신을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모든 종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기독교에서도 예수가 신인가 아닌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고, 이 해석의 차이로 종파가 나뉘었습니다. 이러한 갈등 속에서도 오늘날의 기독교 신 개념이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또한, 조로아스터교의 신 아후라 마즈다는 기존의 바르나 신과 동일하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는 조로아스터교가 완전히 새로운 신을 창조했다기보다, 기존 신의 속성과 개념을 재해석했음을 보여줍니다. 많은 종교가 이와 비슷한 방식을 따랐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너무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신이 존재하는지 여부는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종교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이 “옳은가”가 아니라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가”입니다. 신의 존재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이 존재한다”고 가정했을 때, 거기서 어떤 멋진 이점을 얻을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즉, 여러분이 신에게 기대하는 “기능”을 중심으로 고민하면 됩니다.
신이 존재할 때 어떤 이점이 있을까요? 한 가지 예를 들면, “일이 잘 안 풀렸을 때 신의 탓으로 돌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현대 사회에는 “노력하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인식이 있지만, 사실 이는 착각입니다. 노력해도 안 될 때는 안 됩니다. 현실주의자 마키아벨리조차 “필요한 것은 힘과 운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세상은 그런 것입니다.
노력해도 안 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기서 신이 등장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전지전능한 신을 믿는다면, “아, 이건 신의 뜻이겠지”라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신은 모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존재이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만능 캐릭터가 아닙니다. 신의 역할은 고난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고난 자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데 있습니다. 또한 신은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소속감을 제공하고, 어려움을 함께 극복할 수 있는 결속력을 형성하는 역할도 합니다.
이것은 신의 효용성의 한 예에 불과합니다. 중요한 것은 신을 “기능적”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신이 사람들에게 어떤 행복을 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고민하면, 여러분이 창조할 신의 모습도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입니다. 즉, 현대 사회의 문제에 맞춘 “필요한 신”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같은 신을 믿지만, 각 종교에서 신의 성격은 다르게 나타납니다. 유대교의 신은 “규율을 지키지 않으면 처벌하는 신”이었다면, 기독교의 신은 “규율을 약간 어겨도 용서하는 온화한 신”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현실의 필요에 따라 신의 속성이 변화한 예입니다. 또한, 이슬람교의 알라라는 명칭은 특정 신의 이름이 아니라, 단순히 “신”을 의미하는 일반적인 표현입니다. 이는 유일신 사상을 강화하기 위한 명칭의 선택이었으며, 다른 문화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이름 없는 신의 개념을 활용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이처럼 여러분도 현실에 맞는 기능적인 신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청년들이 좌절 속에서도 자신을 긍정할 수 있도록 돕는 “따뜻하고 이해심 많은 신”을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신의 이름을 정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름을 잘못 정하면 신의 권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적절한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이름 없이 단순히 “신”이라고 부르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는 특히 일신교에서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이슬람교의 “알라”는 특정 이름이 아니라 “신”이라는 일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의 신이 유일한 신이라면, “신”이라고만 불러도 충분합니다.
결론적으로, 신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신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심지어 불교는 신을 창조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석가모니의 수행법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수행법은 명상과 윤리적 실천을 강조하며, 고통의 원인을 이해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한 불교의 핵심 교리를 말합니다. 나중에 석가모니 자신도 신격화되었듯, 여러분도 후대에 신으로 숭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시간이 지나면 후대가 알아서 새로운 신을 만들어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