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당신은 이미 독창적인 신을 창조했거나, 혹은 어디선가 가져왔을 것입니다. 이제는 그 신을 상징하는 **우상(偶像)**을 준비할 차례입니다.
속담에도 **”믿음이 있으면 돌멩이도 신이 된다”**고 하듯,고 하듯, 눈에 보이는 형상이 있는 것이 일반 대중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갑니다. 일본에 불교가 처음 전해졌을 때, 당시 일본의 신들은 형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불상(佛像)**이라는 형태를 갖춘 신앙 대상이 등장하자 사람들은 크게 놀랐고, 이것이 불교가 일본에 널리 퍼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형상이 있는 것이 대중에게 더 친숙하고 강한 영향력을 갖게 됩니다.
원래 초기 불교에서는 불상을 만들거나 숭배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부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중요했으며, 법륜이나 보리수 같은 상징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석가모니 자신도 본인이 숭배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불상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현대 일본에서는 전국 곳곳에서 불상을 볼 수 있습니다. 형상이 가지는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미국의 한 예술가가 만든 빌리켄(Billiken) 상도 아무런 역사적, 철학적 배경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숭배하는 대상이 되었습니다.
우상 숭배를 금지하는 종교들도 있다
물론, 우상 숭배를 금지하는 종교들도 존재합니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대표적으로, 특히 유대교와 이슬람교는 엄격하게 이를 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약성경을 보면, 모세가 신과 대화하기 위해 시내산에 오르자 남겨진 사람들이 황금 송아지를 만들어 숭배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결국 신의 분노를 사게 되지만, 이는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형상이 있는 신앙 대상을 원한다는 증거입니다.
흥미롭게도, 유대교는 신상을 만들지 않았지만, 이동식 성소인 ‘성막(幕屋)’을 사용했으며, 이후에는 예루살렘 성전을 건설했습니다. 이슬람교도 마찬가지로, 무슬림들은 카바 신전을 향해 기도합니다. 기독교에서도 십자가, 마리아상, 이콘(성화) 등을 신성시합니다.
과거 무함마드는 메카를 정복한 후, 그곳의 여러 우상들을 파괴했지만, 이는 오히려 우상의 힘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로마 제국이 예루살렘 성전을 파괴한 이유 역시 **”이 성전이 존재하는 한, 유대인들이 계속 이곳에 모여 반란을 일으킬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형상 있는 것들이 가져다주는 힘은 강력합니다.
당신도 우상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당신도 자신만의 신앙적 상징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필자가 과거 일본 오노미치(尾道)에서 방문한 한 신사는, 원래 단순한 바위를 숭배하는 장소였습니다. 그런데 한 거지가 계속 그 바위를 향해 기도를 드리자, 주변 사람들도 따라서 기도하기 시작했고, 결국 그 바위가 신사(神社)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극단적일 수도 있지만, 핵심은 우상의 가치는 그것이 원래 특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숭배하기 때문에 특별해진다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십자가도 본래는 로마 시대에 사용된 처형 도구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의 희생을 상징하는 의미가 더해지면서 신성한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독교인들이 예수의 희생을 신성시하면서, 십자가도 신성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즉, 우상은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진심으로 숭배하는 것입니다.
우상은 어떤 것이든 괜찮지만, 적절한 선택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꼭 기괴하거나 불쾌한 형태를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들이 친숙하게 여길 수 있는 아름다운 형상이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독교의 십자가처럼 일반적으로 보면 불길한 상징을 신성한 것으로 만드는 전략도 가능합니다. 결국 우상 자체가 신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상을 통해 신을 떠올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우상을 만들기 어렵다면?
“우상을 만들라고는 하지만, 막상 뭘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 종이에 신의 이름을 적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실제로, 일본의 정토진종(浄土真宗)의 선구자 렌뇨(蓮如)는 신자들에게 불상을 주는 대신, ‘나무아미타불’이 적힌 종이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는 불상이나 불화(佛畫)는 미적 요소에 정신이 팔려 신앙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고 판단했고, 단순한 글자가 더 강력한 신앙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적용하자면, 신앙의 깊이는 형태에 좌우되지 않습니다. 글씨체가 정갈하지 않더라도 중요한 것은 그것을 향한 믿음입니다. 오히려 조금 서툰 글씨가 더 강한 신앙심을 자극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형태가 아니라 그것을 향한 믿음입니다. 그러니 당신도 자신의 신을 상징하는 우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체크리스트〉
- 누구나 1분 안에 이해할 수 있는 가르침인가?
- 초등학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가?